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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비고등학교의 새로운 과제
2020년 12월 04일 (금) 15:58:14 김동길 Kimdonggill.com
미국은 워낙 큰 나라이기 때문에 저명한 예비고등학교가 수십 군데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명성이 자자한 예비고 가운데 필립스 아카데미, 엔도버 (Phillips Academy, Andovor)와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Phillips Exeter Academy)가 있다. 이 학교에 들어가기만 하면 미국에 가장 좋은 대학에는 거의 다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1778년, 미국 교육의 개척자로 간주되는 사무엘 필립스 주니어(Samuel Phillips, Jr)가 세운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사립기숙학교 중의 하나인 ‘필립스 아카데미, 엔도버’는 메사추세츠 주 앤도버에 위치해 있다. 3년 후인 1781년, 뉴 햄프셔주 보스턴에 필립스의 삼촌이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세웠는데 두 학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라이벌 관계가 된다.

지인 중에 미국의 어느 큰 병원에 근무하는 한국 의사 하나가 하나뿐인 아들을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 보내고 싶다 해서 그 학교의 입학처장을 만나러 차를 몰고 그 곳을 같이 방문한 적이 있다. 입학처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그는 학교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 학교는 등록금이 사립대학만큼 비싼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은 지원도 못 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가난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주니 한 푼 없이도 졸업이 가능하고 이 학교를 졸업하는 사람은 대개 미국 내에 있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동양인, 흑인, 차별 없이 다 입학할 수 있는데 이것은 이 세상은 백인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입학처장의 말을 들으며 이것이 참교육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장차 미국의 지도자급 젊은이들을 가르치는데 편견이 없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 그만큼 학교가 배려하는 것은 실로 대단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만난 엑시터나 엔도버 출신들은 실력은 당연하고 교양과 인품도 훌륭했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그러한 큰 뜻을 가진 사람들이 사립학교를 경영하니 사회전체가 유익을 받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에도 그런 이념을 가진 학교들이 여러 곳에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우리의 처지에서는 아직은 어려울 것처럼 여겨진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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