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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구박하는가
2019년 10월 10일 (목) 11:41:22 김동길 Kimdonggill.com
한글을 구박하는가 1

오늘 대한민국이 세계를 향해 자랑할 만한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셨기 때문에 우리에게 ‘한글’이라는 매우 쓰기 쉬운 문자가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열두 척의 배만 가지고 울돌목에서 우리나라의 남쪽 바다를 침략한 133척을 거느린 왜군을 무찔러 이 나라를 지켜준 이순신 장군이 계셨다는 사실이다. 이 두 분은 광화문에 가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

한글은 오랜 세월 천대를 받다가 1945년 해방과 동시에 활기찬 활동을 하기 시작하여 마침내는 한글 전용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도 한글의 가치를 만방에 빛내지 못하고 여전히 제자리에 맴돌고 있을 뿐 크게 진전이 없다.

특히 외래어 표기는 더욱 그렇다. 나는 궁금하다. 외래어 표기는 이를 책임지는 일정한 부서가 있는가. 있다면 어디인가. 어떤 사람들이 운영하는가. 일본에서는 문부성에 그런 일을 담당하는 기구가 있어서 일사분란하게 진보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서, 누가 하는 일인지도 몰라 항의도 한 마디 하지 못하고 있다.

영어 우리말 표기만 가지고 몇 마디 하겠다. 모든 것의 중심을 뜻하는 ‘center’를 ‘쎈터’라고 표기해야 마땅한데 왜 그 발음을 ‘센터’라고 해야 하는가. 경상도 사람들이 ‘쌀’을 ‘살’이라고 하기 때문인가.

하던 얘기를 내일 계속 해야겠다.

한글을 구박하는가 2

영어 이름 중에 매우 흔한 것 가운데 하나가 ‘John’인데 번번이 신문이나 출판사가 ‘죤’이라고 하지 않고 반드시 ‘존’으로 고치니 은근히 화가 난다. ‘zone’이라는 영어가 따로 있다. John은 반드시 ‘죤’이라고 표기 되어야 마땅하다. ‘George’라는 이름도 그렇다. 나는 분명히 '죠지'라고 써서 신문사에 보냈는데 인쇄되어 나올 때는 '죠지'가 아니라 '조지'가 되어 나오니 부끄럽기도 하고, 발음하기도 거북하지 않은가.



영어를 썩 잘하던 수주 변영로라는 문인이 나의 스승 용재 백낙준 박사와 가까운 사이였다. 내 친구 한 사람이 백 총장의 비서실에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일러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수주가 총장실에 전화를 걸어 백 박사를 바꾸어 달라고 하여서 백 박사에게 전화가 왔다고 신호를 드리고 전화 연결이 잘 되었나 확인하기 위하여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전화 내용을 엿들은 셈이다. 수주는 수화기에 대고 대뜸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고 한다. “조지 백이라며?”그렇게 인사를 건넨 수주도 웃고, 그 전화를 받은 '용재'도 낄낄거리며 웃고 계시더라는 것이었다.



전 세계에 아름다운 도시 가운데 하나가 'Paris’라고 한다. ‘패리스’는 영어식 이름이고, 프랑스 사람들은 ‘빠리’라고 한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빠리'가 한국에 오면 더러운 이름으로 불리운다. ‘파리’가 뭐인가. 썩어가는 옥수수대 속에서 썩는 냄새를 맡고 해로운 균을 이리저리 옮기는 시끄럽고 더럽고 귀찮은 곤충 아닌가.



한글을 사랑하는 동포들이여. 한글을 구박하지 말자.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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