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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달을 보고
2019년 09월 20일 (금) 09:06:38 김동길 Kimdonggill.com
전 세계적으로 기후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요동이 심하기 때문에 추석에 밝은 달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도연명이라는 중국 동진시대 시인은 한문 글자 다섯 자를 가지고 사계절을 훌륭하게 묘사하였다. 그를 시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

봄비 내려 사방 연못에 물 가득하고
여름이라 뭉개 뭉개 구름 기이타
가을달 높이 떠 휘황찬란코
겨울산 홀로 푸른 솔 한그루 외롭고야

하늘 높이 뜬 달을 바라보며 시인은 그렇게 한마디 하였으니 기회가 있어 아파트 창문으로 보이는 추석 달을 즐긴 이는 행복하여라!

거짓말로 멍들어버린 오늘의 우리 조국, 똥물과 쓰레기로 냄새나는 우리 조국! 그러나 옛날 영국 문인 존 러스킨은 “시궁창 바닥에 오물들을 보지 말고 그 위에 흐르는 아름다운 구름을 보라”고 가르쳤다.

애국 시인 윤동주가 하늘을 우러러 보았듯, 우리는 달을 바라보며 이 어지러운 세상을 달래며 살아보자. 인륜과 도덕이 다 무너진 이 땅에서 살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보름달은 뜨지 않던가. 그래도 시궁창 위에는 구름이 흐르지 않던가.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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