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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만족
2018년 12월 14일 (금) 20:03:35 김동길 Kimdonggill.com
대리만족이라는 낱말이 나돌기 시작하던 때에는 나는 그 뜻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였다. 내가 가진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낱말이었기 때문이다. 자기만족이라는 말은 쉽게 이해되지만 대리만족이란 무슨 뜻인가.

그런데 요즈음 TV를 통해서 메이저 리그 야구 시합이나 유럽에 축구 시합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는 말을 점점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홈런을 하나 때리면 환희에 가득 찬 만세 소리가 경기장을 뒤엎는 것 같고, 자기가 두둔하는 팀의 골문으로 공이 하나 날아 들어가면 탄식소리가 땅이 꺼질 듯 요란한 것을 보고 들으면서 그들이 말할 수 없는 실망에 가득 차 있음을 느끼게 된다.

홈런 타자나 상대방 골문에 공을 한번 차 넣는데 성공하는 선수는 소속한 팀에서 선수 자리도 확고해지고 다른 선수들 보다 상여금도 월등하게 더 많이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있어서 환희와 실망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생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일반 관중의 처지에서 볼 때 대리만족이라니 웬 말인가?

그렇지만 그런 만족을 잠시라도 느끼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야구장, 축구장에 모여드는 것을 보면, 비록 다른 사람들의 행위를 통해서 얻는 간접적인 흡족감 일지라도 그 대리만족이 그들에게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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