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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2. 나쁜 제도는 불치의 암과 같다-2
2018년 04월 06일 (금) 20:36:48 허화평 미래한국재단이사장 webmaster@dgn.or.kr
그렇다면 민주화가 마무리된 지 10여년이상이 경과한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그토록 해악을 끼치는 제도들이 없어졌거나 개선되었을까요?
조선일보 김대중 기자는 ‘위대한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한다’라는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우리의 지난 60년이 준비의 시기였다면 이제 2009년을 넘어서며 도약의 시기로 접어들어야 한다. ...구시대 스타일의 지도자가 떠나간 자리에 진정한 소통과 깊이 있는 화해의 길을 탐구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해야 한다.

입헌자유민주공화국 체제에서 지도자는 스스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에 의해서 등장합니다.
현재와 같은 정당정치제도와 선거제도 하에서는 김대중 기자가 고대하는 위대한 지도자는 등장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은 선거 때마다 가벼운 마음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투표장에 가야만 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구시대적 정당정치와 선거제도는 구시대적 지도자를 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후진적이고 모순투성이인 정당정치제도와 선거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 바람직한 지도자의 등장을 바란다면 이것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입니다.

조선일보는 2009년 7월 29일자 사설에서 검찰총장 내정에 즈음한 교과서적 주문을 내놓았습니다.

신임 총장은 과거 관행에 젖어 있는 검사들을 축출해야 한다.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중립을 지켜야 한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은 항상 최고권력자의 도구로써 자격요건을 갖춘 인사가 임명되었고, 그들은 국민의 눈이 아니라 최고권력자 한 사람의 눈만 의식하면 된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언론일텐데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똑같은 처방을 내놓습니다.
검찰청법에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직무조항이 있으나 현실에서 이것은 정치적 중립 보장을 위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 인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스포츠 단체의 페어플레이 규약보다 실효성이 없는 겉치레 조항에 불과합니다.
“검찰이 스폰서에게 사육당하고 있다”는 언론의 비판도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2010년 2월 모 건설업자가 부산지검에 제출한 진정서가 발단이 되어 오랫동안 업자의 접대와 금전적 도움을 받아왔다는 십여 명의 현직 검사들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민간인 교수가 위원장으로 일하는 진상규명위원회가 4월에 구성되어 조사를 시작한 이해 6월 9일 문제가 된 ㅂ0명을 징계조치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최종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법무부는 6월 24일부로 검사장 2명을 면직처분했으나 야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여야 합의에 의해 8월에 특검이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들이 놀라워하지 않을 만큼 만성화된 검찰 부조리의 한 단면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권력의 우산 아래서 충실한 방패와 창 역할을 하는 한 탄탄대로를 걸어갈 수 있으며, 현직을 떠나서도 정부 고위직으로, 국회의원으로, 거대기업의 종사자로 자리를 옮겨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갖습니다.
도덕적 문제로 인해 검찰 총수가 주기적으로 낙마하다시피 하는 곳이 21세기 대한민국입니다.
이것은 분명코 결함이 많은 제도 적용에 의한 누적된 관행과 후진적인 정치사회 풍토가 결합되어 생겨난 결과이므로 정의니, 양심이니, 애국심이니, 사명감과 같은 교과서적 충고와 설득으로 그들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비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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